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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
이란·이스라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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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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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신예지
내가 이 전쟁에 대해 알게된 곳은 출근길 뉴스앱이었다. 전쟁은 며칠간
기사란을 계속 달구었다. 나도 그에 맞추어 매일 기사를 확인했다. 이유는
이 정도 국제 이슈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위협이 될 이 전쟁이라는 사건이 나에게는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봐야하는 상식 정도로 치부됐다. 이건 내가 전쟁에 대해 느낀
솔직한 태도지만,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전쟁이란 참상에 대한
태도로서는 조금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대신 전쟁에 대한 쪽기사들을 열심히 읽었다. 그 기사들을 읽으며 여러
잡생각을 했다. ‘전쟁의 명분은 뭐지?’, ‘미국이 간섭을 할까? 안 할까?
트럼프는 어떻게 대응할까? 궁금하네’, ‘유가가 폭등했네. 주식은
어떻지?’, ‘전쟁 첫 날에 주식 떨어졌을 때 사둘걸.’
국제
이해관계 속에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전쟁 뉴스는 전쟁에 대한 나의
인식을 납작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전쟁에 대한 나의 관심도 전쟁
자체보다는 나에게 돌아올 영향이 무엇인지 정도로 한정됐다. 지구
반대편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생존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갈 사람도
있을텐데 ‘전쟁 터졌을 때 주식이나 더 살걸’이라는 생각을 한 내가 조금
쓰레기 같았다.
그만큼 전쟁과는 거리가 멀어진 오늘날이다.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난다고 해도 어찌할 바를 모를 것 같은데, 하물며
남의 나라 전쟁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지 알리가 없다. 정말 전쟁에
대해서는 연민해야 할지, 불안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대게는
무관심으로 모면한다.
전쟁이 없어져 버려서, 겪지 못해서
전쟁에 대한 관점이 없어진 나. 주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인데
휴전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전쟁이라도 나버리면? 우리는 이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전쟁 자체에 대해 어떤 입장이 되어야 하는지, 제대로 알만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냥 생명의 안전을 위해 위에서 시키는대로 어딘가에
숨지 않을까. 우리나라가 아직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휴전국가라는
사실을 의식하게 되면 갑자기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만약 실제 전쟁이 난다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남의 나라에서 난
전쟁,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보며 주식이 떨어졌네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문득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쟁에 대해 너무 무감각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전쟁이 언제 날지도 모르는 이 땅에 살아가는
입장으로서 전쟁에 대해 나름의 입장과 관점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